--> -->
화면맨위로

또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 이번엔 6명이다!

2019.03.05

뉴욕 퀸즈 시민들의 영원한 친구이자 히어로, 스파이더맨은 이미 수많은 영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지난 12월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는 그간 우리가 알던 스파이더맨과 확연히 다른데요. 이번 영화에 나오는 스파이더맨은 무려 6! 서로가 진짜 스파이더맨이라고 우기는 이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소니의 야심작이자 엄청난 호평을 받은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가 알던 스파이더맨이 아니다!



<소니가 작정하고 만드니 희대의 명작이 탄생했다.>


스파이더맨은 원작으로는 1962년에, 상업영화로는 지난 2002년에 첫 선을 보였는데요. 지금까지의 스파이더맨은 뉴욕 퀸즈의 치안을 담당하는 영원한 이웃이자 서민 히어로, 그리고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백인의 피터 파커로 많이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는 완전히 다릅니다. 백인이 아닌 흑인, 거기에 갓 고등학생이 된 마일즈 모랄레스가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하죠.




<실사 영화의 1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위의 왼쪽부터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와 생김새부터 완전히 다른 2대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원작에 대한 정보가 없는 분들은 조금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만 마일즈 모랄레스는 원작에서도 피터 파커의 뒤를 잇는 2대 스파이더맨으로 등장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2대 스파이더맨과 멀티버스(멀티 유니버스, 동시간에 다양한 세계관이 동시에 진행되는 마블의 세계관)를 활용했는데요. 같은 시간, 다른 차원,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그 시대의 스파이더맨들이 킹핀에 의해 차원이 왜곡되어 마일즈가 있는 차원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자 자신이 진짜 스파이더맨이라 우기지만 이내 모든 사실을 알게 되며 서로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죠.



<각자의 차원에서 스파이더맨을 맡는 여섯 영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주인공인 마일즈 모랄레스와 달리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다섯 스파이더맨은 마일즈가 있는 차원에 오래 있으면 죽게 되는데요. 따라서 다섯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있던 차원으로 다시 돌아가야만 합니다. 다른 차원에 머물고 있는 자신의 가족을 되돌리려는 킹핀의 악행을 저지하고 차원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하는 다섯 스파이더맨. 과연 그들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의 빌런인 킹핀. 그의 신체적 특징인 머리보다 더 높이 있는 뒷 어깨를 극대화하여 그려냈다.>

 

애니메이션 영화=아이들 전용 영화?


몇몇 분들은 애니메이션 영화라고 하면 아이들이 보는 영화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요. 2000년대에 들어서며 단순히 웃기고 재밌는 영화가 아닌 어른들에게 큰 교훈과 울림을 주는 영화들이 많이 개봉했습니다. <토이스토리>시리즈와 <UP>, <겨울왕국>, 그리고 지난 해 개봉한 <레디 플레이어 원>이 이런 영화로 볼 수 있죠. 지금 소개해드리고 있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만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했을 뿐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도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마일즈 : (스파이더맨 타이즈를 집어들며)”이거 사이즈 안 맞으면 환불되나요?

점원 스탠 리 : 이 옷은 누구에게나 다 맞는단다. 언젠가는.>


특히나 이 영화가 어른 애니메이션이라는 포지션을 더욱 견고히 지키고 있는 요소는 바로 OST와 연출 기법에 있는데요. 먼저 OST는 흑인인 주인공의 감성과 현재 빌보드 트렌드를 동시에 꿰뚫는 힙합 장르의 노래로 가득 채웠습니다. 힙합이라는 장르는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아이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장르인데요. 거기에 멈추지 않고 수록곡 전체는 빠른 템포의 신나는 트랙부터 마일드한 느낌의 트랙, 조금은 처지고 슬픈 분위기를 조성하는 트랙 등 곡의 분위기와 가사가 마일즈 모랄레스의, 그리고 영화를 관람한 어른들의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영화 OST의 타이틀 곡인 ‘Sunflower’를 작곡하고 부른 포스트 말론. 영화 OST가 너무 좋아 기어이 빌보드 차트 1위를 달성해버렸다.(이미지 클릭 시 음악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연출 기법에 대해서도 소개할 것이 있습니다. 기존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2D 혹은 3D중 한 기법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고수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는 독특하게도 2D캐릭터와 3D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하는 높은 수준의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게다가 이 기법을 80~90년대 미국 레트로 카툰 템플릿에 담아내 마치 지금의 어른이 어릴 적 집에서 부모님 몰래 보던 만화책을 연상시키게 했죠. 현대의 기법을 과거의 기법에 담아내 새로운 비주얼을 선보이며 20대에겐 전에 없던 독특한 영상미를, 30~40대에겐 추억을 자극했습니다.



<여섯 스파이더맨 중 한 명인 페니 파커’. 모든 캐릭터가 3D지만 페니 파커만 유일하게 2D 캐릭터로 등장한다. 신기한 점은 전혀 이질감이 없다는 점.>

 

호평일색! 골든글로브가 선택한 히어로 영화


마블 코믹스의 몇몇 캐릭터 판권은 한창 경영난에 허덕이던 90년대에 눈물을 머금고 여러 스튜디오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엑스맨>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20세기 폭스가 디즈니에 인수되며 이에 대한 판권을 마블이 다시 보유하게 됐는데요. 하지만 아직 스파이더맨에 대한 판권은 완전히 되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 판권은 현재 SONY가 보유 중인데요. SONY는 지난 2012년 전산망 해킹사건으로 인해 기업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결국 자금난에 허덕이게 됩니다



<SONY의 유일한 밥줄인 스파이더맨 판권. 하지만 14년에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시원하게 말아먹으며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영화산업에서 그나마 내세울 거라곤 스파이더맨의 판권밖에 없던 SONY는 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죠. 이런 상황 속에서 SONY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스파이더맨 관련 영화를 제작할 때 경영진들의 간섭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간섭으로 SONY는 개봉하는 족족 혹평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는데요. 하지만 이후 전문 제작진의 복귀와 더불어 경영진의 간섭이 드디어 멈추면서 제작진에게 진짜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탄생한 첫 번째 영화가 바로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



<세상은 몰라도 일단 SONY를 구했다.>


평단과 관객들의 평가는 어땠을까요? “SONY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라며 이구동성하기 시작했습니다. CGV 골든에그 지수 96%, 네이버 평점 9.34, WATCHA 평균 별점 4.1.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과 로튼토마토에서도 각각 87점과 97% 신선도를 보이며 명작 반열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에 힘입어 제76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 계기로 영화 정보 사이트인 IMDb에서 무려 15년 간 1위를 차지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애니메이션 영화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전에 SONY가 제작했다가 흥행 참패를 맛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베놈>으로 망해가던 SONY는 이번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로 아주 큰 숨통이 트이게 되었는데요. 마블과는 조금 다른 SONY가 만들어 낼 <스파이더맨>의 세계관, 이번 영화처럼만 제작한다면 앞으로 좀 더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