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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클라우드 넥스트2018에서 본 기업의 AI 활용

2018.08.02


지난 7 24일부터 3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의 '클라우드 넥스트 2018'. 올해로 3회째인 이 행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 3위 수준인 구글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만든 이벤트다. 구글이 개최한 이벤트 사상 가장 많은 인원인 25000여명의 개발자가 참석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구글 개발자대회인 '구글I/O'가 구글의 전반적인 혁신을 보여주는 이벤트라면 '클라우드 넥스트'는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의 결합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여기서 구글은 일반 기업, 특히 제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놔 큰 관심을 모았다. 구글의 솔루션을 각 사에 적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떠나서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8에서 다이앤 그린 구글 클라우드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I를 만드는 AI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기업들의 반응은 극단적이다. 하나는 적극적으로 AI를 내재화해 기업 변화의 툴로 활용하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경우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내재화하려는 기업도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 관련 전문적 지식이나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클라우드 넥스트 2018'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쉽게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오토 머신러닝(Auto ML)'을 공개했다. 지난 5월 구글I/O에서 개념만 공개했는데 이번에 베타 버전을 공개한 것이다.

오토ML이란 머신러닝이나 코딩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해당 분야의 특정한 필요에 맞게 강력한 머신러닝 모델을 확장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AI를 만드는 AI'로 불리며 전문적 AI 지식이나 인력이 없는 기업(조직)이 맞춤형 AI 서비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 기업 내에 AI 전문가가 없어도 각 기업이 자체 보유한 사진, 음성, 텍스트 데이터에 태그(식별부호)를 붙여 구글의 오토ML에 넣으면 자동으로 AI 서비스가 생긴다. 예를 들어 미디어 기업에서 '오토ML 자연어 및 번역'을 이용해 데이터를 넣으면 해당 미디어 회사에서 맞춤형 AI 번역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법조, 회계, 제조업 등 각 분야에서만 쓰이는 특수 언어를 사용해 자동으로 번역한다.

 

구글은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그룹과 협업을 발표했는데 오토ML 번역으로 경제뉴스에 맞는 맞춤 설정을 했다. 그리고 결과물은 꽤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딥러닝을 이용해 실제 오프라인 게임도 만들 수가 있다>

 

AI 콜센터

콜센터(컨텍센터, 고객 상담센터) AI 시대에 가장 먼저 사람이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된 직업군 중 하나다. 그런데 실제 구글이 AI 콜센터를 내놓고 '대체'에 나섰다. 물론 구글이 AI콜센터를 구축한 첫 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구글은 대화형 에이전트 구축 모델인 '다이얼로그플로우(엔터프라이즈 에디션)'란 이름으로 가장 파워풀한 솔루션을 만들어서 공개했다.

 

다이얼로그 플로우는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해 텍스트로 변환(스피치--텍스트)하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음성으로(텍스트 투 스피치)하는 서비스를 지원할 뿐 아니라 기존 전화와 통합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전화가 걸려오면 일단 AI 에이전트가 즉시 고객을 실제 사람처럼 응대하고 질문에 답변하며 자체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구글은 사용자가 전화로 인공지능과 함께 작업을 수행하거나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질문들은 기계가 사람처럼 응대할 수 있다. 실제 고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고객 요구를 AI가 충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간 상담 직원에게 통화를 연결한다. 여기서부터는 AI의 에이전트 어시스트 시스템이 상담사와 고객의 대화를 지원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보조적인 역할로 전환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공급망을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구글의 솔루션>

 

◆문법 오류 수정

영문으로 이메일이나 문서를 작성하는데 가장 스트레스는 역시 '문법'이 제대로 맞는지 여부일 것이다. 프로페셔널한 이메일을 쓰고 싶은데 문법이 틀렸을까봐 걱정하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글이 AI로 오랜 '문법' 걱정의 해결사로 나섰다. 지스위트에 있는 문서(구글 독스)를 열면 영문 오·탈자가 자동으로 잡히고, 파란색 선으로 잘못된 문장에 밑줄이 생긴다. 우측 상단에 있는 '문법 제안(grammar suggestions)' 탭을 열면 문법 오류를 자동으로 잡아내고 올바른 문장을 추천한다. 이어 '승인(accept)'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수정돼 전문가가 쓴 것 같은 문장이 나온다.

 

또 스프레드 시트(엑셀)에서도 "매출이 높은 순으로 정리해 달라"고 자연어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막대그래프가 나온다. 기존에는 숫자를 넣고 별도 계산 공식을 넣어야 작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영업이익을 계산해 달라"는 등 자연어를 입력하면 된다. 원하는 대로 표, 그래프, 차트를 즉각 만들어 준다. 매출, 영업이익 등 특성에 맞는 그래프(파이·3차원·막대)와 차트도 추천해준다.

 

이 기능을 소개한 프라바카르 라가반 구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부문 부사장은 "문법 오류를 잡는 것은 외국인에게는 까다로운 일이다. 그래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독스에 문법 제안을 도입했다. 구글은 간단한 영어 문법 규칙에서부터 까다로운 해석 유형까지 잡아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동전 1/4 크기인 엣지TPU>

 

◆엣지 TPU

구글은 오픈소스 AI '텐서플로'와 자체 개발한 AI 전용 칩셋인 '텐서플로 프로세서 유닛(TPU)'를 만들어서 AI 관련 생태계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클라우드 넥스트 2018에서 '엣지TPU라는 사물인터넷에 AI를 내장할 수 있는 칩을 공개, IoT 시대를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엣지TPU 1센트 동전에 4개가 올라갈 정도로 작은 크기에 머신러닝을 수행하는 칩을 말한다.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까지 보내지 않고, 개별 기기에서 판단하고 처리하기 때문에 미래 컴퓨팅의 핵심으로 꼽힌다.

 

단순 기능만 하던 기존 사물은 이제 AI가 들어가면서 인간 수준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디바이스(device)로 바뀌게 된다. 엣지TPU '제조 공정'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제조 공장에서는 결함을 사람이 붙어 현미경으로 봐야 하는데, 이제는 카메라가 실제 '브레인'을 갖고 그런 결정을 해낼 수 있다.

 

엣지TPU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무대에서 소개한 이인종 구글 IoT 담당 부사장은 IoT가 위기에 놓인 한국 제조업을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설비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인공지능을 결합시켜 결과적으로 운영비를 낮출 수 있다면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공장에서 불량품을 검사하기 위해 일일이 사람이 붙어 판단해야 했지만, 엣지TPU '제조 공정'에서 활용하게 되면 앞으로는 부품 검사 카메라에 AI 칩을 장착해 불량품을 판단해 낼 수 있다.

 

주차장도 지금은 각 주차 상면에 달린 센서로 주차 여부를 확인하는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머신러닝 카메라를 장착하면 사람이 보는 것과 비슷하게 체크할 수 있다. 센서를 달아야 하는 기존 주차장과 달리 설치도 쉽고 유지보수 비용도 낮다.

 

이처럼 클라우드와 결합된 인공지능 기술은 업무에서 부터 공장 그리고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8은 그 시작을 조심스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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