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성냥에 불이 붙으며 시작되는 인트로, 뒤이어 “빰 빰 빰빰 빰 빰 빰빰” 경쾌하게 들리는 나팔소리의 음악, 그리고 매번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며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는 어느 전설적인 요원의 이야기. 1996년 할리우드의 꽃미남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으며 세상에 처음 공개된 이 시리즈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최근 여섯 번째 시리즈가 전 세계에 동시 개봉하면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우리는 왜 이 비밀 요원의 매력에 22년째 빠져있을까요? 이제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바로 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현장직 22년차 전설의 베테랑, 이단 헌트
<미션임파서블1의 톰 크루즈, 지금에 비해 상당히 앳되어 보인다.>
22년 전, 미국 첩보기구인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소속 요원으로 임무를 하달받은 신참내기 이단 헌트. 하지만 첫
임무부터 팀원들이 모두 테러로 사살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IMF로부터 스파이 누명을 쓰게 된 헌트는 본인이 직접 배후세력을 찾아내고 소탕하면서 단번에 현장직 수석 요원이
됩니다. 이 스토리가 바로 대망의 첫 번째 시리즈 내용이죠.
<미션 임파서블2 인트로 장면. 참고로 저 장면은 지상 660m에서
그 어떤 안전장비 없이 맨몸으로
촬영했다.>
수석요원이 된 헌트에게 드디어 첫 단독임무가 주어집니다. 바로 치명적인 살상무기 ‘키메라 바이러스’를 가져오는 것. 휴가 중인 헌트를 대신해 다른 요원인 ‘숀’에게 이 임무를 맡겼지만 도리어 숀이 키메라 바이러스를 탈취한 뒤 IMF를 배신한 상황입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암시장에 거래되는 상황, 하지만 헌트는 거액의 돈이 송금되기 직전 숀을 사살하며 그의 첫 임무를 완수합니다.
<3부작 그 이상의 시리즈로 연재할 수 있게 한 시리즈 최고의 흥행, 미션
임파서블 3>
시간이 흘러 이제는 현장직에서 물러나 교관직으로 근무하며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헌트. 그러나 헌트의 제자인 ‘린지’가
임무수행 도중 감금되었고 헌트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다시 현장직으로 복귀하지만 결국 린지를 구하지 못합니다. 이
과정에서 헌트는 자연스럽게 린지의 임무를 이어 하게 되는데요. 생화학 무기인 ‘토끼 발’을 무사히 탈취하고 인질로 잡혀있던 그의 약혼녀 ‘줄리아’도 무사히 구출합니다.
<미션 임파서블4의 한 장면, 시리즈 중 최고의 한 장면으로 평가 받는다.>
4편부터는 이전 시리즈와 달리 스토리가 이어지는 구조로 제작되었습니다. 모종의
음모로 인해 CIA가 IMF를 해체해버리고 급기야 IMF 국장이 사살되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게 되는데요. 이에 어쩔 수
없이 미국 정부로부터 도피생활을 하는 헌트는 그 과정에서 IMF 해체를 사주한 테러단체인 ‘신디케이트’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그들의 다음 목표는 핵 미사일 발사를 통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것. 헌트는 지금까지의 임무 중 가장 위험했던 임무를 수행하며 결국 신디케이트의 우두머리를 체포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우리가 몰랐던 <미션 임파서블>
<미션 임파서블>시리즈를 자세히 보면 몇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선 5편인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을
제외한 모든 시리즈에서 악당은 모두 죽습니다. 악당들의 사인 역시 1편에서는
헬기 폭파, 2편에서는 총살, 3편에서는 교통사고, 4편에서는 추락사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5편의 경우에는 악당인
‘솔로몬 레인’이 죽지 않고 체포되며 영화가 끝나 시리즈
최초로 ‘악당이 죽지 않는 편’이 되었습니다. 과연 이번 시리즈이자 6편인 <미션
임파서블 : 폴 아웃>에서는 어떻게 될까요?
<미션 임파서블3의 악당이자 지금은 고인이 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특유의 무표정함은 시리즈 역대 최강의 포스를 내뿜은 악역으로 만들었다.>
시리즈가 거듭되어도 바뀌지 않는 몇 가지 설정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불타는 성냥’ 인트로와 더불어 와이어를 메고 수평으로
내려오는 이단 헌트의 모습, 정교하게 만들어진 고무 가면을 이용한 변장, 그리고 임무 전달 후 5초 뒤에 자동 소각되는 다양한 첩보장비 등이
그것인데요. 이런 설정은 1편부터 5편까지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장면이죠. 특히 와이어로 내려오는
장면은 어느덧 이단 헌트, 아니 톰 크루즈를 상징하는 하나의 시그니쳐 컷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트레이드 마크인 수평 낙하 장면, 미션 임파서블3(아래)에서 다시 한 번 재연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영화의 원작이 드라마라는 점인데요. 1966년부터
1973년까지 일곱 시즌이 방영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5전선’이라는 제목으로 1968년에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원작인 드라마와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체입니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는 IMF 팀원들의 이야기’인데 반해 영화에서는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는 이단 헌트의 이야기’에 훨씬 더 무게를 실었죠. 원작의 팬들은 처음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팀워크가 사라져 적잖은 공분을 샀지만
감독도 이를 의식했는지 4편인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부터는 IMF소속
팀원들의 비중을 대폭 늘리며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작인 드라마에 출연한 당시 실제 배우들>
진정한 배우, 톰 크루즈의 목숨을 건 촬영
<미션 임파서블>이 관객에게 큰 찬사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톰 크루즈에게 있습니다. 톰 크루즈는 2편부터
CG와 대역 없이 직접 액션 씬을 소화하는 것을 고집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고집은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미션 임파서블5의 한 장면. 톰 크루즈는 영화 한 편에 진짜로,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건다.>
맨손으로 암벽을 등반하는 2편의 인트로 장면부터 줄 하나에
의지한 채 고층 빌딩에서 바로 옆 빌딩으로 몸을 던지는 줄타기 액션, 세계 최고층인 부르즈 할리파의
창문에 매달리는 장면, 그리고 시속 400km로 비행 중인
군용 비행기에 매달리는 장면까지.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장면임에도 톰 크루즈는 직접 맨몸으로
촬영을 합니다. 감독이 몰래 데려온 대역을 몇 시간의 실랑이 끝에 결국 집으로 돌려보낸 톰 크루즈의
일화는 아주 유명하죠.
<촬영을 위해 실제로 헬리콥터 조종 자격증까지 취득한 톰 크루즈.
첩보
영화를 찍다가 진짜 요원이 되어버렸다.>
이번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 폴 아웃>에서도 톰 크루즈는 조금 더 높은 완성도와 리얼한
연기를 위해 헬리콥터 조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강이가 부서지는 부상을 당하는 등 대역 없는 액션 장면을 고집했습니다. 이런 그의 고집을 보면 영화 속 항상 목숨을 내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이단 헌트와 톰 크루즈의 모습이 매우 닮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조금씩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행여나 불상사가 생기면 더 이상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톰 크루즈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한국 나이로 57세, 곧
환갑을 바라보는 그의 연기 욕심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