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면맨위로

<레디 플레이어 원>, 잃어버린 당신의 ‘서브컬쳐’를 깨우다

2018.05.03

80~90년대를 풍미했던 <백 투 더 퓨처>, <쥬라기 공원>, <아키라>, <기동전사 건담>, <슈퍼맨> 등은 현재 3040세대이신 분들에게 아주 친숙한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어릴 때 우리가 접한 영화와 드라마,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이 등장했는데요. 이처럼 어떤 사회의 주요 문화에 반대되거나 하위의 개념으로의 문화를 서브컬쳐라고 합니다.




지난 3, 극장가에서 엄청난 화제작이 개봉되었습니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여러분의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할 수많은 서브컬쳐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했는데요. 이처럼 수많은 작품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영화로 만들어낸, 다소 충격적인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3월의 화제작, 세계적인 명장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은 <레디 플레이어 원>에 대해 파헤쳐 보겠습니다.


가상현실 세계의 새 주인을 찾습니다


때는 가까운 미래인 2045, 전 세계인들은 암울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가상현실인 오아시스에 빠져있습니다. 주인공 웨이드 와츠 역시 방과 후엔 오아시스에 접속해 가상현실 속 사람들과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아시스를 창시한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의 충격적인 사망소식이 알려졌습니다. 뒤이어 할리데이가 오아시스에 공개한 유언은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바로 오아시스에서 세 가지 미션을 가장 먼저 완수한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경영권을 물려주겠다.”는 파격적인 유언이었죠.




할리데이는 그가 유독 사랑했던 80년대 서브컬쳐에 미션 힌트가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유언이 공개된 직후 웨이드를 비롯한 전 세계인들은 이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들지만 3년간 단 한 명도 첫 번째 미션조차 통과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오아시스의 경영권을 갖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거대기업 ‘IOI’도 이 미션에 뛰어드는데요. 과연 할리데이로부터 오아시스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단 한 사람은 누가 될까요?


서브컬처의 극한을 보여주다!


이 영화에서 할리데이는 왜 하필 80년대 서브컬쳐에 힌트가 있다고 했을까요?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만 간략하게 설명해드리자면, 이 당시엔 경제적인 부흥과 더불어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초고속으로 발전하던 시기였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역시 90년대까지 버블경제 효과를 톡톡히 보며 서브컬처에 대한 거액의 투자가 활발하던 시기였죠. 현재 많은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대부분의 작품들은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앞서 언급했던 <백 투 더 퓨처><기동전사 건담>, <아키라>도 마찬가지죠.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때의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당시에 유행했던 작품들을 쉴 새 없이 등장시킵니다. 어릴 적 각자 하나쯤은 갖고 있었던 여러분의 마음 속 영웅들을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말이죠. 사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실제로는 제작하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영화인데요. 바로 무수히 많은 캐릭터 하나하나의 저작권을 모두 해결하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며 설령 가능하다 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화 비하인드 스토리에서 거의 대부분의 원작자들은 총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말을 듣자 흔쾌히 캐릭터에 대한 저작권을 허락했다고 합니다. 감독의 네임 밸류를 활용하여 무수히 많은 서브컬쳐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관객은 어릴 적 영웅들을 영화관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죠.


 게임은 게임일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는 훗날 자신의 미션을 모두 완수한 사람에게 보여줄 가상현실 영상을 모두 남겨두었는데요. 해당 영상에는 할리데이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목적 없이 그저 게임그 자체, ‘서브컬처그 자체를 순수하게 좋아했던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보며 게임은 게임일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라고 쓸쓸하게 말하는데요. 전 세계를 오아시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던 그 역시 현실을 등지고 오아시스에만 빠져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을 알 수 있는 대사입니다.




할리데이의 회의감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수많은 분야에 적용시켜 말할 수 있습니다. 점점 가속화되어 가는 과학 기술은 우리의 현실을 편리하게 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현실을 등지게까지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직접 대면하며 현실에 충실하기 보다는 그저 몇 번의 손가락 터치로 악플을 달고 있죠. 할리데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오아시스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피난처가 아닌 현실에서 경험하기 힘든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계라는 점이죠




스티븐 스필버그가 우리에게 선물한 동심, <레디 플레이어 원>


<쥬라기 공원><E.T>, <백 투 더 퓨처>, <맨 인 블랙>,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이너리티 리포트>, <A.I>, <캐치 미 이프 유 캔>, 그리고 <트랜스포머>까지.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어내는 영화는 항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넘어 충격을 선사했고 엄청난 상상력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번 <레디 플레이어 원>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긋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실에 충실하자.’는 교훈을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서브컬처로 풀어낸 스티븐 스필버그의 상상력은 가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80~90년 대 서브컬처를 사랑했던 분들이라면 <레디 플레이어 원>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댓글